▒ 단상(斷想)/소소한 일상에서

알타리 김치 12단

수수 꽃다리 2012. 11. 21. 11:29

 

 

 

 

 

 

어제 화욜.  평일 하루 쉬는 날이다.

전날 밤 메모해둔 순서대로  오전에 내 옷 손빨래 하고  오후에 쇼핑을 하고

저녁 무렵은 시장을 다녀와야겠다고 써 있다.

 

아침에 일어났다.

대충 싸준 도시락을 들고 그이가 출근을 하자

손빨래 몇 개 주물럭거려 세탁기에 헹굼을 주고  나니 11시다.

밑반찬 한 개 만들어 두고 몸이 가라 앉을까봐  느슨하지 않게 몸을 바삐 움직이며 외출 준비를 했다.

 

bus에 몸을 올리는 순간부터 느슨하게 찾아 온 자유다.

노란 은행잎이 수북이 내려앉은 길에 고운 잎을 쓸어간 바람이

영락없는 11월 가을 끝자락의 모습을 보여 준다.

 

난방을 하지 않는 도서관이 너무 추워 근무함서 입을 따뜻한 조끼 두어 개 있었으면 싶고

큰애 두툼한 잠바가 있었으면 싶어서 쇼핑을 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에서 뺑뺑거리고 돌다가 매장에서 가격대비 괜찮은 패딩 털 조끼 하 나 샀고 

다시 bus를 타고 롯데로 가서 국 멸치 두 박스(2kg) 사고 큰애 흰 면티를 하 나 사고

잠실지하 상가에서 가디건처럼 생긴 인조 양털 걸치는 것 하 나  잠바 내피로 입으면 좋을 후두 조기 하나 사 들고 집으로 왔다.

아들 것은 보지도 않고...

 

애기 새들 인양 ‘엄마’ 하면서 밥을 재촉한다.

점심인지 저녁인지 아마 이른 저녁이겠다 싶다.

큰 애는 고추장과 갓 김치 넣고 돌솥에다 썩썩 비벼주고 작은애는 속이 안 좋다고 하여 흰 죽을 쑤어주고

 

케리어카를 끓고 재래시장을 갔다.

배추 김장은 엄마가 해 준다고 하여

우선 먹을 배추 3포기 무 1개 갓1단 쪽파 큰 단 양파 1망

알맹이가 작고 황토 흙에 무가 맛있고 단단한 알타리가 있어 너무 과하게 많이 사 버렸다.

작은 단이지만 12단을...

 

배추를 절이고 알타리를  다듬어 일일이 씻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사과 3개  양파 2개  깨소금을 분마기에 갈고 

새우젓 멸치젓 갓 무우 쪽파 마늘 생강 쌀 풀을 쑤어  양념을 버무리어 놓고 나니 크악! 새벽 1시다.

허리 꼬부라지게 했지만 맘은 가벼웠다.

누가 해 줄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가 하는 것 기분 좋게 해야지 싶어  몸을 가볍게 움직였다. 

 

 

 

전 날 밤 다섯 시에 맞춰진 알람에 벌떡 일어나 배추를 씻고 알타리를 씻고

아침 7시에 끝낼 시간 계산를 하고

 

겉절이가 넘 맛있게 담아졌다.

알타리도 2통이나 되지만 맛있게 담아졌고

일찍 일어난 남편은 약간의 시다를 자청하고 김치를 담그고 남은 함지며 바구니들을 씻고  뒷쳐리를 해줬다.

뜨거운 물로 싣고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항상 먼저 출근을 해서 문을 열어 놓고 계신 옆 선생님이 안 오셨는지 컴터 자료실 음습.

키를 가지로 간 삼실에서 연가를 갑자기 내셨다고 한다.

오늘은 혼자 근무 할 모양이다. 예쁜 공익 녀석이 점심을 교대 해 주겠구나!

시간되면 과자 한 봉지 사다 주어야지.

메인 컴터를 열고 내 컴퓨터도 키고 뜨거운 물도 한 잔 갖다 놓고 일캐 끄적이고 있다.

 

오늘 업무는 특별한 것이 없다. 

퇴근 무렵 통계 만 빼면 되고 잠깐 이용자들 컴터 도움 요청이 있으면 봐 주면 되고.

집에서 가져 온 호두 마차 한 잔 뜨겁게 마시고

커피 한 잔  진하게 마시고  영화 CD를 골라봐야겠다.

 

지금 난 행복을 담는 멋진 하루를 연출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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