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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고백/이효녕

수수 꽃다리 2008. 4. 23. 07:54


    ♧봄날의 고백
      詩:이효녕

      꽃이 핀 들길은 향기롭다
      해거름 턱밑까지 숨이 차지만
      때로는 마음 한번 주지 못했구나

      가지 사이로 넓어진 하늘
      마음껏 세 들어 살지 못한 아쉬움
      하루에도 몇 번 잎사귀 위로 다녀가면서
      홀로 핀 들꽃으로 외로웠는데

      거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는
      어느 고백으로 어색해져서
      나는 햇빛이 머무는 낮엔
      싱싱한 젖가슴 열어놓을 뿐인데

      그런데
      오늘도 향기를 안고 찾아오는 사람
      정말 누구일까

      들길에 앉아 별을 바라보는
      내 가슴을 열어보려는 그대
      오늘은 낯선 곳에서 만나려는 것일까

      08년04월23일 꽃다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