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 영화
여자는 땅, 천민은 짐승이던 16세기 양반가의 딸로 자란 진이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자 가장 천한 기생의 신분을 스스로 선택한다.
인간으로서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했으나 사대부조차 동경하는 최고의 여인인 된 진이 그녀 곁에 벗이었고 노비였으며 첫 남자인 놈이가 있다.
시대의 격랑 속에서 놈이는 반역자로 수배되고, 이제 진이는 자신의 전부를 건 운명의 선택을 한다.
황진이는 송도의 명기이다.
미모와 기예가 뛰어나서 그 명성이 널리 퍼졌다
세상을 내 발 아래 두고 실컷 비웃으며 살 거야
나는 세상이 우습다.
당시 종친의 한 사람인 벽계수라는 사람이 하도 근엄하여 다른 여자를 절대로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높았다.
하여소복차림으로 황진이가 이를 시험해 본다.
이를 알고 있는 사또의 능청스러운 한 마디
자넨 도덕과 절개를 믿는가?
암 믿지!
근원이 맑은 물은 흐름이 맑고 형용이 단정한 것은 그 그림자조차 바르다고 않던가?
내 몸을 닦으면 지옥이라도 두렵지 않거늘 하물며 도덕과 절개가 문제겠는가?
- 사또와 벽계수 -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황진이 -
푸른 산 속을 흐르는 맑은 냇물이여
빨리 흘러간다고 자랑하지 말라
한 번 바다로 흘러가 버리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것이다.
밝은 달이 빈 산에 가득 비치고 있으니
놀다가 가는 것이 어떠한가.
벽계수는 푸른 새냇물을 뜻하면서 종친인 한 인물을 뜻한다.
명월은 밝은 달을 뜻하면서 황진이 자신을 뜻한다.
남자를 유혹하는 노래이자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지족선사 화담을 유혹하러 간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자네 세상을 다 아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구만
하룻밤 묵어가도 되겠습니까?
맘 가는 데로 하시게
나무 한 구루가 자네가 가야할 길을 막고 있다면 어쩌겠는가?
나무를 피해 갈 것 입니다.
비바람이 앞길을 막으면 어찌 하겠는가?
비바람이 멎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자네를 막고 있는 그들에게 왜 화를 내지 않는가?
자연의 현상임을 어찌 하겠습니까
자연이 너의 마음을 흔들지 않는 것은 자연에겐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너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삶에 연연하는 너의 이기적인 마음이다.
제가 그 마음을 버린다면 세상을 알 수 있습니까?
세상 모두가 너와 하 나 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이 진리요 너의 참 모습이다.
- 황진이와 서화담(서경덕)의 일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