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를 졸업하고 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마음속으로 엄청난 고민과 화 삭임이 필요했다. 시간을 빨리빨리 건너뛰고 싶었을 때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이었다. 바로 아랫집 외삼촌 댁 책꽂이에서 본 고급진 책 표지 카네기 전집과 삼국지 등이 얼른 눈에 들어온 책들이었다. 권수가 더 많은 책이 삼국지였다. 갈등과 화나는 마음을 온전히 책에다 쏟기 위해 그해 여름 세 번을 필독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이 추억이 되고 재미가 되어서 언젠가 다시 읽고 싶었다. 전집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기가 쉽지 않기에 중고 사이트에 키워드로 예약을 걸어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깨끗한 책이 나와서 사 왔다. 집에 와서 보니 활자가 너무 작다. ㅋ 나이를 먹어 눈이 나빠진 것이지~ 어젯밤에 85쪽을 ..